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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소집 절차 등 관련 컨설팅 사례연구 ⑬
작성자 한길합동
작성일 2015-07-06
대한법무사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법무사]지에 게재한 글입니다.



‘법무사 기업컨설팅’ 사례연구 ⑬

‘이사회’ 소집 절차 등 관련 컨설팅 


회사의 의사결정구조인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잘 알아야 회사를 상대로 한 컨설팅을 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사회와 관련한 컨설팅 사례를, 다음 호에서는 주주총회와 관련한 컨설팅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동안 전국 각지의 법무사님들이 보내주신 격려에 깊이 감사드린다. 직접 전화를 주셨던 분, 문자를 보내 주셨던 분, 심지어 과일 선물까지 보내 주신 법무사님도 계셨다. 이런 격려에 힘입어 동료 법무사님들의 업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필자 주>



<사례1>  결코 수임해서는 안 되는, 이사회 관련 ‘위험 사례’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었다는 다른 증거가 있나요?”

상업등기를 전문으로 하는 법무사에게는 12월이 가장 바쁜 달이다. 그야말로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 12월의 어느 날 오후 4시 경, 고객 두 명이 사전 연락도 없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KTX를 타고 부산에서 올라왔습니다. 3시 경 도착해서 서초동에 계신 한 법무사님과 상담을 했는데, 우리 회사 등기를 맡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염 법무사님을 찾아가 보라고 해서 이렇게 불쑥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며 명함을 건넸다. 그런데 두 사람은 어째 명함을 줄 생각도 않고, 앉자마자 가방에서 이사회 회의록을 꺼내 내미는 것이었다. 떠밀리듯 회의록을 살펴보니 「상법」 390조 2항에 따라 대표이사가 이사의 이사회 소집청구에 응하지 않아 소집청구를 한 이사회 회의를 소집했다는 뜻과 대표이사의 해임과 선임의 건을 결의하였고, 참석한 이사들이 기명날인을 하였다.
“두 분 모두 이 회사 담당자들인가요?”
명함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키듯 필자가 물었다. 그러자 그 중 한 명이 그제야 명함을 건넸는데, 보니 컨설팅 회사의 명함이었다. 그래서 필자가 나머지 한 명에게 물었다.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그 회사의 직원인가요?”
“그렇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못하는 회사 담당자를 보고, 상담을 거부할까 하다가 부산에서 올라 왔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상담에 응했다.
“상장회사인가요? 연매출은 얼마나 되나요?”
“상장회사는 아니고, 연 매출액이 3천억 원 정도 됩니다.”
“매출액이 상당하군요. 영업이익률이 연 5% 정도는 되겠네요?”
“좋을 때는 10% 선까지 나올 때도 있지만, 요즘은 연 5% 정도가 나오면 잘 나오는 편이지요. 주로 공작기계를 만들어 중국과 미국, 유럽 쪽으로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상당한 Brand Power도 있습니다.”
“회사가 부동산도 갖고 있겠군요?” “울산에 공장이 있고, 부산에 사옥이 있습니다. 공장과 사옥을 합치면 시가가 5백억 이상은 하겠지요.”
필자는 급하게 메일을 보낼 곳이 있다고 하면서 상담을 잠깐 중단하고, 이사회 의사록에 기재되어 있던 회사의 상호를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부산지역의 한 신문에 이 회사에 관한 기사가 나와 있었다. 내용인즉슨 전 대표이사가 탈세,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내부 고발자에 의해 고발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전 대표이사가 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고자 이사회를 개최했다는 기사까지 검색되었다. 
“그런데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새 대표이사를 선임해야 할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필자의 질문에 회사 담당자가 말했다.
“전 대표이사가 회사의 대주주입니다. 지난 5월에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지금은 이사직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 대표이사가 대주주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경영을 하고 있어요.”
“혹시 다른 문제는 없습니까? 보통 전·현직 대표이사 사이에 다툼이 있을 때에는 현 대표이사가 회계 자료를 가지고 전 대표이사를 민·형사상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그러자 다른 담당자가 약간 놀란 듯이 회사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었다.
“아니요. 일반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말씀드린 것입니다.”
“올해 초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습니다. 세무조사를 통해 전 대표이사가 역외탈세 및 횡령, 배임을 한 것이 밝혀졌지요. 전 대표이사도 상당액의 탈루세액을 추징당했지만, 회사도 수백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습니다. 회사가 비상장회사지만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주주로 있고, 주주만도 종업원을 포함해 수백 명이나 됩니다. 주요주주들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대주주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현 대표이사를 선임했지요. 그런데 현 대표이사가 직원들을 부추겨 전 대표이사를 형사 고발했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이런 일들은 있을 수 있는 일 아닌가요? 그런데 법무사님은 왜 그런 질문을 하시나요?”
“아, 제가 회사 내부사정에 관심을 갖는 것은, 만약 제가 이 의사록으로 대표이사 해임과 선임 등기를 하면, 현 대표이사가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죄’로 전 대표이사와 저를 형사고발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이미 전 대표이사가 형사고발을 당했다면, 전 대표이사도 어떤 형태로든지 현 대표이사를 민‧형사상으로 엮으려 할 것이고, 그러면 그에 대응해 현 대표이사도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죄’로 전 대표이사와 등기를 한 법무사를 형사고발하지 않을까요?”
“법무사님, 무슨 말씀이세요? 이사회는 정상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이사회 의사록만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회사의 이사가 5명인데, 그 중에 현 대표이사 및 이사 1인을 제외한 3인의 이사가 오늘 오전 9시에 부산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새 대표이사를 선임한 것입니다.”
“이사회가 개최되었다는 다른 증거가 있습니까?”
“동영상을 찍어 두었습니다.”
필자는 동영상이 있으면 한 번 보자고 했고, 컨설팅을 하는 사람의 노트북에 저장된 이사회 동영상을 같이 보았다. 이사회는 전 대표이사, 사내이사, 사외이사 3인이 모여 의사록과 같은 의안을 결의하였다.

“소집절차의 하자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좋습니다. 그러면 이사회 소집절차는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소집절차가 뭐 그리 중요합니까? 이사회 의사록에 「상법」 390조 2항에 따라 대표이사가 이사의 이사회 소집청구에 응하지 않아 소집청구를 한 이사회 회의를 소집했다는 뜻이 기재되어 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등기에 소집 청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서면을 첨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쯤 되자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는데 짜증이 묻어났다.
“물론 이사회 소집통지서가 등기의 첨부서면은 아닙니다. 하지만 판례에 의하면 이사회 결의가 법령 또는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당한 소집권자가 아닌 자에 의해 소집되고, 적법한 소집절차도 없이 개최된 것이라면, 그 이사회 결의는 ‘당연무효’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 이사회 결의가 무효인지 여부를 따져보고 등기를 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등기를 해 주면 저도 반드시 검찰에서 조사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사회가 개최되었는가, 혹은 이사회 결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가가 아니라, 소집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가의 여부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사회 소집통지가 법령과 정관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연매출 3천억 원이나 하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기를 맡은 법무사로서 당연한 주의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부산이나 울산의 법무사들이 이 사건을 위임받아 처리하지 못한 이유가 다른 데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좋습니다.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각 이사가 소집하도록 되어 있지요. 다만 ‘이사회의 결의로 소집할 이사를 정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회사의 경우 이사회의 결의로 이사회를 소집할 이사를 따로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회사의 정관에 ‘본 회사의 이사회는 대표이사가 소집한다’라고 되어 있지요.
그런데 법무사님도 아시다시피 「상법」에는 ‘소집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다른 이사는 소집권자인 이사에게 이사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소집권자인 이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사회 소집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다른 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이사회 결의로 이사회를 소집할 이사를 정하지 않고, 정관에 이사회 소집권자를 대표이사로 하고, 이 정관규정에 따라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하고 있지요. 이럴 때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다른 이사가 대표이사에게 이사회 소집을 요청하고,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으면, 직접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정관에 따라 전 대표이사가 이사의 지위에서 현 대표이사에게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고, 현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아서 직접 소집을 통지했습니다. 여기 이사회 소집통지서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 담당자가 이사회 소집통지서를 보여주었다. 
“이사회 소집통지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내지 않았네요?”
“아니, 법무사님, 이사회 소집통지서를 꼭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라는 법이 있습니까? 문서로 발송하지 않고, 구두나 전화통화로 소집통지를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나요? 스마트 폰 시대에는 문자나 카톡으로 이사회 소집통지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필자의 인내심도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니, 연매출액이 3천억 원이나 하는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새로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소집권자가 아닌 이사가 이사회 소집통지서를 보내면서 내용증명우편도 아닌 그냥 일반우편으로 보냈다고 하면 저보고 그걸 믿으라는 겁니까? 이쯤 되면 민‧형사상의 다툼을 생각해서 증거 쌓기로 내용증명우편으로 문서를 주고받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분위기가 약간 험악하게 돌아가자 회사 담당자가 끼어들었다.
“법무사님. 지금 보여드린 이사회 소집통지서와 같은 내용으로 문자로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에게 이사회 소집통지서를 발송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문자를 보냈다는 것을 바로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누군가로부터 전 대표이사가 발송했다는 문자를 스마트 폰으로 받아 보여주었다.
“좋습니다. 정관에 이사회 소집통지 방법을 별도로 특정해 놓지 않았으므로 문자로 이사회 소집통지서를 발송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칩시다. 그러면 전 대표이사가 현 대표이사에게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는 근거를 보여주세요.”
“구두로 했습니다.”
“구두로 했다구요?”
“네. 전 대표이사가 현 대표이사를 불러 구두로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고, 대표이사가 이에 응했습니다.” “아니, 지금 그 말을 저보고 믿으라는 겁니까?”
“법무사님, 무슨 말씀이세요? 이사회 소집 요청을 어떻게 하라고 법이나 정관에 정해 놓은 바가 없지 않습니까? 정해 놓지 않았으면 구두로 요청해도 상관없잖아요.”
“좋습니다. 만약 이 문제로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현 대표이사가 구두로 이사회 소집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다면, 어떻게 입증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러자 회사 담당자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구두로 요청해서 이를 입증할 수 없다고 치고, 등기를 해 준 것이 문제가 되어 형사상 쟁점이 된다면, 법무사님께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이 사안의 경우, 현 대표이사가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죄’로 저까지 엮어서 고발하고 만약 이사회 소집 절차에 하자가 있어 이 죄로 처벌을 받는다면, 제 자격증을 반납해야겠지요.”
“흠. 그렇다면 안 되겠네요. 혹시 다른 방법은 없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어디를 다녀도 이 회사의 대표이사 해임등기를 해줄 법무사나 의사록 공증을 해 줄 공증사무실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 어떨까요?”
“처음부터 다시 하다니요?” “처음부터 이사가 대표이사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이사회 소집 요청을 하고, 대표이사가 불응하면 다시 이 이사가 이사회를 직접 소집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정관에 이사회 소집통지를 언제 하는 걸로 되어 있나요?” “이사회 개최일 1일 전에 하게 되어 있습니다.”
“실무상으로는 이사가 1주일 정도의 말미를 주고 대표이사에게 이사회 소집통지를 요구하고, 만약 이때까지 대표이사가 이사회 소집을 하지 않으면, 정관규정에 따라 직접 이사회를 소집하지요. 이 회사의 경우는 약 10일 정도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네? 그렇게는 안 됩니다. 주어진 시간이 5일밖에 없어요.”
“무슨 사정이라도 있나요?” “….”
“좋습니다. 말씀하시기 어렵다면 안하셔도 됩니다, 시간이 없다면 당장 소집요청서를 작성해서 해당 이사가 날인하고,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내시지요.”
“오늘이 금요일 저녁이고, 내일과 모래는 휴일이어서 우체국이 문을 열지 않습니다.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내서 이사회를 소집할 여유가 없습니다. 문자로 하는 것은 어떨까요?” “어쩔 수 없지요. 사정이 그러시다면 문자로 보낼 수밖에.”
그런데 회사 담당자가 난색을 표시하면서 말을 잘랐다.
“솔직히 말씀 드릴게요. 전 대표이사가 구두로 이사회 소집을 요청하자, 전 대표이사가 세금포탈, 횡령 및 배임의 혐의로 형사고발 중에 있고, 세무조사 결과로 수백억 원의 세금을 물게 되어서 거래처가 동요하고 있는 가운데, 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전 대표이사를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회사에 해악을 끼칠 수 있다며 이사회 소집을 거절했습니다. 「상법」에 의하면 이사가 이사회 소집을 요청해도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이사회 소집권자가 이사회 소집을 거절할 수 있잖아요. 그에 따라 거절한 것이지요.” “글쎄요. 사안의 경우 제3자가 보았을 때, 대표이사가 이사회 소집을 거절한 것을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감사는 아무 제한 없이 이사회 소집을 요청할 수 있지 않나요?”

“법무사님. 그렇다면 감사가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도 저희 편이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라고 하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아시다시피, 감사는 이사회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권한이 있습니다.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를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이사회에 이를 보고해야 할 의무도 있지요. 그리고 감사는 이사 직무의 집행을 감사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이사에 대해 영업에 관한 보고를 요구하거나 회사의 업무와 재산 상태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감사는 필요하면 회의의 목적사항과 소집이유를 서면에 적어 이사회 소집권자에게 제출해 이사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청구를 했는데도 이사회 소집권자가 지체 없이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으면 그 청구한 감사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네요. 감사가 이사회 소집을 요청하면 사유를 불문하고, 이사회 소집권자는 소집을 거절할 수 없군요. 만약,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으면 감사가 직접 이사회를 소집해도 되니 저희 회사의 경우에 절차상 하자가 없겠네요?” 필자는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제안하고,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여러 생각을 해 보았다.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일을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 이럴 경우 감사가 이사회 소집을 하는 것이 정당할까?’
어쨌든 결단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저희가 검토한 것처럼, 이사가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감사가 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면 이사회 소집권자는 이사회 소집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상법」이 이사와 달리 감사의 경우 왜 그렇게 정해 놓았을까요? 「상법」은 감사가 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독할 수 있게 해 놓았고, 이사에게 영업에 관한 보고를 요구하거나, 회사의 업무와 재정 상태를 조사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특히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사회에 이를 보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보고를 위해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는데 이사회 소집권자가 소집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직접 소집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사례의 경우, 과연 현 대표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했나요? 전 대표이사가 그런 행위를 했을 텐데, 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전 대표이사를 선임하겠다고 감사가 이사회를 소집한다면 이는 감사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전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이사회를 감사가 소집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대표이사 해임 결의를 ‘~기타사항’으로 하면 안 될까요?”

“법무사님. 그러면 감사가 소집 목적을 ‘경영 상태에 관한 긴급보고와 기타사항’으로 해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타 안건에서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건 어떻습니까?” “이사회를 소집하면서 주요안건을 열거한 후 ‘기타사항’을 기재해 놓았을 경우에는 판례에 따르자면, 이사회 소집통지 당시 회의의 목적사항으로 기재된 바 있는 ‘기타사항’은 회의의 기본적인 목적 사항과 관계가 있거나 일상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국한되며, 소집통지서에 ‘기타사항’이 회의의 목적사항으로 기재된 바 있다 해도 대표이사의 자격을 박탈하는 사항이 ‘기타사항’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경영 상태에 관한 긴급보고’가 이사회의 주 목적사항일 경우에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사항을 ‘기타사항’으로 보아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이사회는 역시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그러면 아예 ‘경영 상태에 관한 긴급보고’만을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한 후, 소집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해임하면 어떨까요?”
“글쎄요. 지금 상태에서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하면, 현 대표이사가 당연히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겠지요. 그렇게 되면 일부 이사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집통지서에 회의의 목적사항으로 명시한 바 없는 안건에 관하여 이사회가 결의한 것이 되고, 판례에 따르면 적어도 그 안건과 관련해 불출석한 이사에 대해서는 정관에서 규정한 바대로의 적법한 소집통지가 없었던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그 결의 역시 무효라 할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자꾸 꼼수 부리지 말고 정면으로 부닥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이쯤 흘러가자 두 사람 모두 필자의 뜻을 눈치 챈 것 같았다.

“소집통지 일자 계산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어요.”

“네, 법무사님. 잘 알겠습니다. 이 건을 법무사님께 의뢰 드리기는 어렵겠군요.”
“저도 무척 부담스럽습니다. 3시간 넘게 상담을 했는데도 마땅한 방법이 없군요.”
그렇게 상담을 마치려 하자 하나만 더 질문을 하자면서 다시 말문을 열었다.
“오늘 상담을 참고로 다시 부산에 내려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에게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만약 이달 26일에 이사회를 개최한다면 언제까지 소집통지를 해야 하나요?
“회의 소집통지는 소집일자와 통지일자를 제외하고 계산해야 합니다. 정관에 이사회일 1일 전에 이사회 소집통지를 하도록 정해져 있으므로 24일에 소집통지를 해야 합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1일 전이므로 24일이 아니라 25일 아닌가요? 법무사님이 혹시 ‘1주일간 전’이라는 뜻과 ‘1주일 전’이라는 뜻을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이 말을 듣고 필자도 ‘내가 착각을 했나?’ 싶어 몹시 당황했지만. 곧 말을 이어갔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한 말이 맞습니다. 예를 들어 보지요. 26일을 이사회일로 정한다면, ‘전날’은 25일이 됩니다. ‘1일 전’은 25일의 하루(25일) 전날을 뜻하므로 24일고요. ‘2일 전’은 23일입니다. 정관에 ‘1일 전’으로 되어 있으므로 이사회 소집통지는 24일에 해야 합니다. 만약 ‘1일 이전(以前)’이라고 정관에 특정되어 있다면 25일이 됩니다. ‘이(以)’가 있다면 그 당일도 포함합니다. 상당히 어렵지요?”
“좋습니다. 그러면 26일 오전 11시에 이사회를 개최한다면 25일 10시에 이사회 소집통지서를 발송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되면 24시간 전이 되는 것 아닙니까?”
이 질문을 받자 갑자기 머리가 띵해졌다. 그래도 이내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비록 질문하신 것처럼 24시간 전이라 하더라도, 이는 시간 개념입니다. 1일 전이란 시간개념이 아니라 날짜 개념입니다. 따라서 시간상으로는 24시간 전이라 하더라도 날짜로 보면 여전히 아니 1일 전이므로 그렇게 통지한다면 여전히 소집절차에 하자가 남게 됩니다.”
이 사람들은 4시간가량을 상담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료가 있냐는 질문도 없이 형식적인 인사만을 남기고 사무실을 떠나갔다. 보통의 경우는 등기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궁금해서 상담 후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발급받아 보던 필자도 이 회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았다.


<사례 2>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가 이사회의 의장이 되려면?  
바쁜 연말, 상당히 큰 규모의 상장회사 담당자로부터 문의전화가 왔다.
“법무사님. 우리 회사가 이번에 스마트 폰 관련 부품을 만드는 제조업체를 인수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그대로 그 회사의 대표이사직에 두기로 했습니다. 거래처 관계도 있고, 상당한 기술력도 갖춘 분이라 적어도 5년 이상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실 겁니다.
그래도 우리 회장님께서 그 회사의 이사직을 갖고 있겠다고 하셔서 이번에 이사로 취임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사회가 열리면 회의 주재를 우리 회장님이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실무진의 의견입니다. 저쪽 회사 대표님도 당연히 그렇게 하겠답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그렇군요.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회사는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의장이 되어 이사회를 진행합니다. 혹시 회사 정관에 이사회 의장에 관한 부분이 나와 있나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이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 「상법」에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의장이 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따라서 이사회 의장을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해 정관에 정해 놓거나, 정관에 없다면 이사회에서 정하면 됩니다. 귀사의 경우는 우선 정관부터 개정해야 합니다. 먼저 정관에 이사회 의장에 관한 규정을 ‘본 회사의 이사회에서 정한 자가 이사회의 의장이 된다’라고 변경하고, 그 다음에 이사회를 열어 의장을 회장님으로 정하면 됩니다.”
“역시 ‘해결사’십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장님이 주주총회 의장도 될 수 있나요?”
“네. 같은 방법입니다. 보통 회사의 정관에 주주총회 의장을 ‘대표이사, 전무, 상무, 이사’의 순으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 순서를 ‘이사회 의장, 대표이사, 전무, 상무, 이사’의 순으로 정해 놓으면 됩니다. 그러면 회장님께서 이 순서에 따라 주주총회의 의장이 될 수 있습니다.”


<사례 3>  이사회 도중 의장이 퇴장한 경우의 ‘의사록 기명날인’

판교 벤처 밸리에 있는 한 회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곧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사들끼리 다툼이 있어 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터이니 직접 방문해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우선 이사회 구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사의 수와 이사들의 관계까지요.”
“저희 회사의 이사는 모두 7명입니다. 사내이사가 3명, 사외이사가 4명입니다. 회사가 기관투자자 4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는데, 각 기관이 1명씩 사외이사를 지명했고, 주주총회에서 이를 선임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2015년도에 코스닥에 상장을 해야 하는데, 올해 매출이 부진해서 오히려 손실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관투자자들이 반발하겠지요.
회사의 운영자금도 부족해서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렸어요. 이제 더 이상 빌릴 곳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관투자자들이 추가로 출자할 리 만무하구요. 오히려 대표이사에게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거나, 경영권을 포기하고 제3자에게 양도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만약 대표이사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거나 제3자에게 경영권을 양도할 의사가 없다면,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재무투자자로부터 수백억의 신규투자를 유치해서 대주주를 교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대주주 교체는 곧 경영권 양도와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당연히 대표이사가 반발을 했고요. 하지만 사외이사들이 대표이사를 해임하겠다면서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고, 그러자 대표이사가 양보를 해서 기관투자자들이 알선하는 해외투자자의 투자를 받겠다고 나섰습니다. 아마 중국 쪽에서 투자가 이루어질 것 같아요. 이 와중에 사내이사 1인도 기관투자자의 편이 되었어요. 사실 사내이사뿐 아니라, 내부 개발자들도 현 대표이사이자 대주주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면 전화 주신 분은 어떤 입장인가요?”
“저는 경영기획실에 있는데, 직원 입장에서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금이 긴급하게 수혈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네. 타협은 된 것 같은데, 이사회에서 무슨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신주 발행에는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그 규모와 발행가액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면 최종 합의를 도출한 후에 이사회를 개최하시지요.”
“그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중국쪽 투자자도 이달 말까지 자기네들이 요구하는 조건으로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다면, 투자를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제가 직접 이사회에 참석하겠습니다.”
“네. 법무사님이 직접 참석하셔서 현장을 보시고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해 주셨으면 합니다. 무슨 일이 어떻게 발생할지 알 수가 없어서요.”
“비디오 촬영은 가능하지요?” “실무진들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며칠 후 개최되는 이사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예상과 같이 신주발행의 규모와 발행가액을 둘러싸고 참석 이사들 사이에 고성이 오갈 정도로 치열한 회의가 진행되었다. 대표이사를 지지하는 이사가 대표이사를 포함해 2명이고, 그 반대편이 5명이었다. 회의 도중 대표이사가 더 이상 논의를 해보았자 건설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없다면서 퇴장해 버렸다. 대표이사를 지지하던 사내이사는 회의장에 남아 있었다.
“법무사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외이사 중 한 분이 내게 물었다.
“대표이사가 회의의 종료를 선언하지 않고 의안 심사 도중에 퇴장을 했으므로, 임시의장을 선임해서 회의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종료를 할 것인지 결정해 주시면 됩니다.”
“여기서 임시의장을 선임해서 회의를 계속해도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나요? 신주발행 결의를 하면 신주를 발행할 수 있습니까?” “회의가 종료되지 않았으므로 임시의장을 선임해 회의를 계속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신주발행 결의를 하더라도 주금납입 등 대표이사가 협조를 해줘야 할 사항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협조할 사항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설득하도록 하고, 지금부터 임시의장을 뽑아서 회의를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의사록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었다. 회사 담당자가 물었다.
“법무사님, 처음 회의를 시작할 때에는 7명이었는데 신주발행을 결의할 때에는 6명이 되었습니다. 참석이사의 수를 의사록에 어떻게 기록해야 하나요? 그리고 1명의 사내이사가 신주발행에 반대했는데 그것도 의사록에 남겨야 하나요? 대표이사가 의사록에 기명날인하지 않을 텐데 그래도 문제가 없을까요?” “회의 참석자의 수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기록하면 됩니다. 처음 시작할 때 참석이사의 수를 7명으로 기재하고, 대표이사가 퇴장했을 때 대표이사가 퇴장한 사실을 기록한 후, 참석이사의 수가 6명이라고 기재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사회 의사록에는 의사의 안건, 경과요령, 그 결과뿐만 아니라 의안에 반대하는 자와 그 반대이유를 기재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내이사 1인이 반대한 경우에는 반대한 사내이사의 성명을 기재하고, 반대이유를 기재하면 됩니다. 
출석한 이사 및 감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하지만, 대표이사의 경우 중도에 퇴장을 했으므로 이사회를 마칠 때에는 출석한 이사로 볼 수 없습니다. 「상법」에서 정한 ‘출석한 이사’란 최종적으로 회의를 마칠 때가지 회의에 참석한 이사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출석한 이사만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법무사님이 직접 이사회에 참석해 주셔서 회의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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